'결혼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3.25 부창부수 천생연분 (부제 : 만화를 발로 그렸어요) (31)
  2. 2007.10.26 그럼 나를 버려! (3)



부창부수, 천생연분.
우리 부부를 표현하고 싶은 말입니다. 결혼 초기에는 서로 이해를 못 해서 엄청나게 싸웠습니다.
결혼한 지 2년 4개월인 지금은 서로 많이 설득도 당하고 눈치도 보면서 닮아가는 것 같습니다.
내가 정말 많이 참는다고, 나니까 너랑 살아 준다고 생각하는 것까지 똑같더군요. -_-..

한 2주 전, 남편이의 20년 지기 결혼식이 있어서 대구에 갔다 왔습니다.
그때 일어난 에피소드를 만화로 표현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계속 별러왔습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재미도 없네요.
네 컷 만화로 세 꼭지쯤 그리고 싶었는데 한 꼭지 그리고 지쳤습니다.

어렸을 때 만화가가 꿈이어서 만화가 문하생을 두 번 했는데
날 뽑아 준 선생님들은 문하생을 뽑는 기준이 뭘까 궁금해졌습니다... -_-;;

천생연분 우리 부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사랑가루




여러분은 청소와 정리정돈에 일가견이 있으신가요? 아니면 흥미나 취미라도요.

코리안숏헤어 종의 반고등어 고양이님을 모시고 사는 나는
정말이지 청소나 정리정돈과는 담을 쌓은 사람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정도는 기본이라니까요. 하하핫...;;
도무지 저 긴 줄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건 변기가 막혔을 때 뚫어보겠다고 혼자 쌩 난리를 치던 때인데
한 2박3일은 이 상태였을 거예요. 요리조리 발에 밟히는 거 피하면서 다녔던...

뭐, 자랑은 아닙니다만, 이렇게 살 수 밖에 없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옛날에 엄마나 지금의 남자친구가 청소하는 걸 볼 때마다
아, 저렇게 정리를 할 수도 있는 거구나라며 감탄하곤 했습니다.

오늘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은, 애정결핍이 일상생활에 우울증으로 나타나고
그 결과 '게으른', 다시 말해 무엇을 해야겠다는 의욕이 안 생긴다는 겁니다.
몸에서, 하기 싫지만 그것을 해야 하는 추진력을 위한 에너지가 없다고 합니다.
또 한 가지, 내가 게으른 이유는, 나를 절제하지 못하기 때문이예요.
어렸을 때 하고 싶었던 것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자랐거든요.
그래서 그 반작용으로 혼자 있는 지금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거기에 빠집니다.
그리고 재미 없는 해야할 일이 더더더 하기 싫어지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런 청소로봇은 나의 게으름을 보완해 주고, 좀 더 쾌적한 생활을 도와주리라 믿습니다.
가난한 결혼이라 냉장고 세탁기는 걍 쓰던 걸 가져가더라도 청소로봇은 들이려고 해요.
왜냐하면, 나는 맨 앞에 밝혔듯이 냥이마마를 모시고 살기 때문입니다.
냥이마마님들은 탈모가 생활의 낙인지, 대머리가 안 되는 게 신기할 정도로 털이 빠집니다.
나 대신 바닥 청소를 해 주며, 꼬맹이마마의 친구가 되어 줄 거라 믿습니다.

지금보다 넓고 집 같은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되니 수납가구를 들여놓을 수 있고,
어지럽고, 잘 안 쓰던 물건들을 그 곳에 정리할 수 있으니 지금보단 훨씬 나은 환경에서
생활하게 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해야죠.
(지금의 집구조는 언젠가 한번 올리겠습니다. 지금 동생네 집이라.)

그런데 나의 하늘이자 남편이 될 밍글이는
우리 꼬맹이를 베란다에다 묶어 놓고 키우자고 합니다. 집안이 지져분해 진다구요.
안 된다고 했습니다. 내가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하겠지만, 그 약속이 잘 안 이루어져서
지져분해지면 어떻게 하겠냐고 합니다. 그 때는 꼬맹이를 버릴 거라고 합니다.
꼬맹이를 버리는 것도 안 된다고 했습니다. 내가 최선을 다 하겠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하지만 밍글이는 계속 나에게 결론이 안 되는 답이라며 어떤 벌을 받을지를 요구합니다.
한껏 짜증이 난 나는 하면 안 되는 말을 해버렸습니다. "그러면, 나를 버려."
아 그 전에 이런 말도 한 것 같습니다. "아직 결혼할 때가 아닌데 하는가 보다, 우리."

우리 커플은 사진발이 참 안 받아요. 그래도 밍글이는 좀 나은 편인데 조금 못나온 사진을 올립니다. 일부러는 아니예요. 결코.

우리 밍글이, 실실 웃습니다. 더 이상 아무 말 못합니다. 만감이 교차할 겁니다.
자기가 사랑하는 여자가 자기보다 고양이를 더 우선순위에 놓았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문제에서 느낀 것이 있다면
첫번 째, 상대방에게 어려운 대답을 하도록 다그치면 극단적인 대답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과
두번 째, 반려동물은 배우자가 될 사람에게 적극 동의를 구해야 할 문제이지만 반대한다고 해서 그 동물을 위협하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
그리고 세번 째, 우리는 결혼을 하는 건데 왜 내가 이 사람의 말에 순종하느라고 내 고유의 성향과 취향을 무시당해야 하는가 정도였습니다.

어쨌든 우리의 말싸움은 거기가 하이라이트였고 대체 나에게 어떤 대답을 듣길 원한 거냐고
밍글이를 타일렀습니다. -_-;
한 5분도 안 돼서 팔짱을 끼고 서로 니가 더, 더더, 더더더, 더더더더, ... 밉다면서 헤헤거리며 길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대구로 내려가야하는 밍글이와의 작별뽀뽀. ㅠ_ㅠ


결혼이라는 건 두 사람이 한 몸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반을 죽여야 한다고 합니다.
실제 결혼생활을 하다보면 반을 죽이는 것만으론 어림 없다고 합니다. 다 죽이랍니다.
나는 내 남자친구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합니다.
(나도 몇 가지 요구를 하긴 합니다. 걸으면서 담배 피우지 않기, 쓰레기 막 버리지 않기, 말 가려서 하기, 술 일주일에 두 번만 마시기, 바지 되도록 내려서 입기, 일주일에 한번만 삐지기...)
그런데 밍글이는 나(의 본성과 양성평등성향)를 자꾸 고치려고 합니다...
 
내 자신을 죽이는 일과 상대방을 이해하는 일 중 어떤 것이 어려울까요?
아내를 자기 손아랫사람처럼 대하려는 남자친구. 으. 고치려고 할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그 심리를 이해해야 하겠죠. 그러기엔 나도 아직 마음이 건강하지 못한데.
내가 먼저 나를 버려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슬프다. 흑ㅜ_ㅠ)
이래서 결혼이 어려운 건 가봐요.

결혼을 하고 나면 우리 커플 앞에 무슨 일이 펼쳐질지,
판타지 어드벤쳐일지, 노가다성 MMORPG일지 기.대.하.시.라. 짜잔.
아 그리고 청소와 정리정돈의 달인들이시어, 저에게 부디 내공을 전수하시어
레벨업을 할 수 있도록 쩔 좀 해주소서!
신고
Posted by 사랑가루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