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다른이야기s

잊고 있었던 한미FTA

by 쀼? 2008. 2. 4.
728x90
반응형
먹고살기 위해 제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는 게 최고다.
라고, 내가 이명박 당선자에 대해 묻자, 존경하는 엄마가 그렇게 말했다.
한미FTA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걱정을 하게 되었을 때 밍글이는 나를 유난하다고 생각했다.
다행이 이명박 당선자에 대해선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져주어서 내게 큰 힘이 됐다.

이 두 가지 일을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나에게는 설득력이 참 부족하다는 것이다. 정말 그 일이 일어날까봐 불안한 마음으로 다른 이의 글을 읽지만, 글 내용의 이미지만 추상적으로 남을 뿐, 누군가를 이해시킬 수 있을 정도의 구체적인 지식으로 남지가 않는다.

그런데 걱정스러운 건 이명박 당선자와 한미FTA에 대해 무관심한 사람들이고, 무지한 사람들이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이명박을 당선시켰고 한미FTA 체결을 돕고 있다. 대통령 선거 전의 지지율 1등부터 4등의 후보 모두 한미FTA를 찬성했다고 한다. 친미친미친미 분위기에 휩싸혀 한미FTA를 반대하면 꼭 반미를 하는 것 같고 반미라는 건 곧 빨강으로 낙인찍히는 사회 분위기 덕분일 수도 있고, 설마 미국이 한국에게 그렇게까지 하겠느냐는 맹목적인 믿음 때문일 수도 있겠다.

지난 10년이 힘들어서, 정권이 바뀌어야 하고, 경제를 살려야 할 것 같은 기분에 될 사람을 밀어주자는 잘못된 인식이 내 주변에 널려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난 아무도 설득하지 못했다. 아니 설득할 생각을 못했다. 그저 아무 영향력 없는 내 개인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포털 기사 댓글에 댓글을 다는 정도(지금 이 글을 쓰는 동안 자고 있던 밍글이는 내가 병적으로 댓글을 달고 있다는 말을 했다. 기분 참 뭣 같군).

그래서 이젠 글을 하나를 읽더라도 읽은 후에 내 것으로 만드는 노력을 하려고 한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 이해를 못하지만 그를 이해시키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공부를 해야 겠다. 나에게도 병적으로 집착하는 것처럼 보이는 게 있다니 한편으론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정말 궁금하다. 지구상의 부-돈, 식량, 연료 등-가 몇몇 사람에게 집중하고 그 주위 사람들에게 넉넉하고 많은 사람들은 부족해서 허덕거리고 누군가는 죽어가는 사회가 되어도, 그 가진 사람들의 삶은 행복한지, 그리고 그 부유함과 이익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 거대자본의 대표이고 소비문화의 천국이었던 미국이 신자유주의경제체제 때문에 경기불황에 직면했다고 생각하는 내가 무식해서 그러는 건지. 완전자유주의 시장경제체제가 <많이 가진 사람>들이 저지르는 엄청난 폭력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는 건지...
이젠 제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고 노력한다고 해서 지켜지는 우리 가난한 사람들의 삶이 아닐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슬퍼진다.

잠 안 자고 이런 글을 쓰는 내가 이상해 보이는 밍글이를 위해...
728x90
반응형

'다른이야기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웰빙과 로하스  (0) 2008.03.07
귀여운 아가  (0) 2008.02.14
누군가가 미워질 때  (0) 2008.02.01
슬픔이 기쁨에게 - 정호승  (0) 2008.01.08
그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다고 합니다.  (1) 2007.12.2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