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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야기/갖고 싶어

굿바이 마이 기타 앤 마이 드림

by 쀼? 2012.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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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bye My Guitar




스무 살 초였던가, 우리집은 어렸을 때부터 가난했었고오~, 어렵게 돈을 모아 기타를 샀고, 작은 악보책을 들여다 보면서 코드 연습을 했다. 손에 피멍이 들고 굳은살이 뜯어져 나가는 게 너무 뿌듯했지만, 그만큼 손가락이 너무 아팠다. 그 때 기타는 구조적 결함이 있는데다 관리도 잘 못해서 결국 망가지고, 기타는 내 삶에서 멀어져 있었다. 그래봤자 고작 코드 연습만 했을 뿐이지만...


그 뒤 10년은 더 지나, 남자 친구네 집에서 오래되어 낡은 기타를 보았다. 이 남자가 설마 기타를 칠 줄 아는 건가, 기대했다. 그러나 그 친구는 기타가 언제부터 집에 있었는지 모른다고 했다. 역시...
그 친구와 결혼하고 나서 그 낡은 기타는 내 차지가 되었지만, 한동안 관심밖에 있다가 얼마 전 다시 기타를 잘 치고 싶은 욕망에 불타올랐다.

나는 천재인 것 같다. 그 오래전 외웠던 기타 코드를 머리보다 먼저 손이 코드를 잡는다. 한동안 코드만 낑낑대면서 기타를 치면서도 뿌듯했다(코드와 코드 사이에 빠른 변환은 못하는 상태ㅋㅋㅋ). 이젠 기타까지 하냐-는 남편, 너도 같이 하자는 여편.

이번엔 제대로 독학을 해 보자며 동영상 강의도 찾았다. 마음이 설랬다. 그렇게 정식으로 기타 연습을 시작한 며칠 뒤, 기타를 소파에 기대어 세워 놨다가 생각없이 소파를 앞으로 잡아끌면서 기타가 넘어졌다. 넘어지면서 기타는 부숴졌다...





and My Dream


황혼이 되면,
기타 그뤤마가 되고 싶었던 내 꿈... 이젠 안녕.
짠돌이 남편은 기타를 사 주지 않을 거고,
낡은 TV와 자기 차를 바꾸기 전까지는
기타를 사는 건 사치와 낭비라고 하겠지.
지금도 너는 손 댄 게 많잖아? 라면서... OTL

모르지, 부서진 기타를 손에 쥐고 남편이가 퇴근할 때까지 울고 있었으면.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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